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모든 준비작업이 통일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 회담 준비와 진행, 결과를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과거 정부에서 대북정책 및 남북대화의 핵심 역할을 청와대가 수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의 공식 라인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통일부 중심으로 회담의 모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통일부) 차관 주재 전략기획단회의와 장관 주재 전략회의 등 유관부처 협의를 통해 회담 대책을 수립하고 NSC 상임위를 거쳐 확정했다”면서 “회담 대책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다.
조명균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담 대책을 보고할 때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도 배석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배석이었다고 한다. 회담 준비를 위한 대부분의 회의가 통일부 주도로 이뤄졌고, 그 결과물도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것이다.
백 대변인은 “고위급 회담 대표단 선정도 조 장관이 관계기관장과 협의한 후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확정됐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평창올림픽에 집중하되, 이산가족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의제가 ‘평창+α’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α’에 이산가족과 군사회담을 포함시켰다.
그는 "기본적으로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논의에 집중하고, 남북관계 개선 논의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 간) 회담 대표단 협의가 잘 마무리돼 주말에 계속 회담 대책을 협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북한 수석대표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만나봐야 알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이 그동안 대남 군사회담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와 관련해 "회담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위급회담에는 통일부 장관과 차관이 이례적으로 함께 나간다. 대표단에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포함됐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도 실무 협의 등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을 계속 원만하게 해나가기 위해 이런 진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게 되도록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아울러 북측의 피겨 종목 출전 여부에 대해 "북측 입장을 들어보고 최대한 북측이 참가하는 데 맞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