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수석대표 조명균 장관, 알고보니 빙상 선수 출신

입력 2018-01-08 10:37 수정 2018-01-08 10:52
뒷줄 왼쪽 깃발 들고 있는 아이가 스피드스케이트 선수 시절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 1969년 2월에 촬영된 것이다. 통일부 제공

남북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로 나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과거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였던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논의하는 회담에 빙상 종목 선수 출신의 장관이 대표로 나서서 협의를 이끌게 됐다.

통일부는 8일 조명균 장관의 선수 시절 흑백사진과 함께 이 같은 ‘인연’을 공개했다. 조 장관은 초등학교 시절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였다. 의정부 중앙초등학교 3~6학년 재학 중 스케이트 선수로 경기도 대회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땄다. 전국대회에도 참가했으나 입상에는 실패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당시 기량이 뛰어난 강원도 선수에게 밀려서 입상하진 못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1970년대 한국 빙상의 간판이던 이영하 전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와도 인연이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학년 선수로 활약했고 경기도 대회에도 함께 출전했다. 하지만 이영하는 장거리 선수여서 조 장관과 함께 경기할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조 장관은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기본적으로 평창올림픽에 집중하되, 이산가족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의제가 ‘평창+α’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α’에 이산가족과 군사회담을 포함시켰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기본적으로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논의에 집중하고, 남북관계 개선 논의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 간) 회담 대표단 협의가 잘 마무리돼 주말에 계속 회담 대책을 협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북한 수석대표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만나봐야 알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이 그동안 대남 군사회담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와 관련해 "회담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위급회담에는 통일부 장관과 차관이 이례적으로 함께 나간다. 대표단에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포함됐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도 실무 협의 등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을 계속 원만하게 해나가기 위해 이런 진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게 되도록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아울러 북측의 피겨 종목 출전 여부에 대해 "북측 입장을 들어보고 최대한 북측이 참가하는 데 맞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