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철수, 약속을 헌신짝처럼… 의원들, 트라우마”

입력 2018-01-08 09:18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7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박람회장에서 열린 '여수마라톤대회'에 참석해 마라토너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 사람은 안 대표"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대표가 '정치권에서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보도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철수 대표의 ‘헌신짝 약속’ 발언은 이날 전남 여수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 이후 안 대표와 중재파 의원들의 오찬 자리에서 나왔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 황주홍 최도자 의원 등 중도파는 안 대표의 조기 사퇴 후 중립 인사가 대표를 맡은 뒤 전당대회를 열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안 대표는 이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제1과제였다. 당시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도장이 담긴 배경막 앞에서 약속까지 했는데 10일도 안 돼 없던 일이 되는 것을 봤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됐다.

이 보도를 접한 박지원 전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말을 뒤집고 두세달 만에 당 대표에 출마했고, 당 대표가 되어서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수없이 공언해 놓고 통합을 추진해 왔다"며 "이것이 '안철수 식 새 신짝'인가. 당원과 의원들이 받고 있는 트라우마는 보이지 않나"라고 적었다.

박 전 대표는 "소위 중재안이라고 하는 '선 안철수 대표직 사퇴, 후 전당대회를 통한 통합 여부 결정'도 안 대표는 '자신이 지금 물러나면 통합이 헌신짝처럼 버려질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며 "중재안은 안 대표에게는 시간 벌기이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입후보자들에게는 피를 말리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그 주장의 순수성에도 불구하고 본의아니게 우리 당 모두가 반대하는 보수대야합 합당의 위험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며 "당을 지키는 일에 우리 모두 동의한다면 지금은 합당 저지와 개혁신당 추진 병행만이 상지상책"이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