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장·차관 동시 출동… 총력전 나선 남북

입력 2018-01-08 07:52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北, 우리가 제안한 직급 등 이견 없이 수용

장·차관급만 6명… 유례 없는 ‘중량급’



통일차관 배석은 향후 실무협의 고려한 포석

남북이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 명단을 7일 확정했다. 양측을 통틀어 장·차관급 인사만 6명이 나서는 등 남북 회담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량급 인사들이 포진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우리 측이 대표단 명단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별다른 이견 없이 답신을 보내왔다.

고위급 회담에는 남북이 각각 5명씩 총 10명이 대표로 나선다. 수석대표는 우리 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은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낙점됐다. 대남 업무를 맡는 조평통은 그동안 노동당 외곽단체였으나 2016년 6월 국가기구로 승격했다. 두 사람 모두 남북회담 경험은 풍부하지만 회담장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남북 경제협력, 이 위원장은 군사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장관급 회담으로는 이례적으로 차관급 인사가 2명씩 배석한다. 우리 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조 장관 양 옆에 앉는다. 북측에서는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마주앉는다. 장관급이 남북회담의 수석대표로 나서면 실·국장급 간부가 배석해온 관례로 미뤄볼 때 대단히 이례적이다. 통일부 장·차관이 한 회담장에서 나란히 앉는 것도 처음이다.

회담에서 천 차관은 고위급 회담 후속조치 등 남북관계 전반을, 노 차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지원 등 체육 분야를 맡는 식으로 업무 분담이 이뤄진다. 북측의 전 부위원장과 원 부상도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에도 장관급 회담에 경제부처 차관급 인사가 배석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통일부 차관이 고위급 회담에 들어간 것은 향후 남북관계가 복원돼 실무 협의가 열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차관급 외에 남측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과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북측은 황충성 조평통 부장과 이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배석한다. 북한에서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라는 조직이 식별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조직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된 바 없다”면서 “우리 측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와 격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앞서 6일 우리 측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장·차관이 3명인 이례적인 명단이어서 북측이 대표단 직급을 조정한 수정 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북측은 우리 제안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