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아기의 작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선 경찰관의 사연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라온 간절한 호소문을 읽고 자신의 간을 기증하기로 한 경찰관 스티븐 테니(40)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귀여운 여자아기 슬로안 제임스가 태어났다. 하지만 아기 부모 사라와 크리스는 이내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아기에게 황달 증세가 계속된데다 배가 조금씩 부풀어오르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태어난 지 4개월만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슬로안은 ‘담도폐쇄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담도폐쇄증은 간에서 쓸개로 담즙을 운반하는 통로인 ‘담관’이 비정상적으로 좁거나 폐쇄된 상태를 뜻한다.
당시 슬로안은 4기 간부전으로 간 이식수술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장기기증을 하겠단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애만 태우던 슬로안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페이스북에 장기기증자를 찾는 글을 올렸다.
슬로안의 안타까운 사연은 운명처럼 스티븐에게 전달됐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티븐은 일면식도 없는 아기를 돕겠노라 나섰다. 다행스럽게도 간 이식 적합 검사에서 슬로안과 스티븐은 높은 적합률을 보였다.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슬로안의 상태를 감안해 수술을 더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한 슬로안의 부모와 스티브는 당장 수술을 진행키로 했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수술을 통해 스티븐은 자신의 간 19%를 슬로안에게 기증했다.
스티븐이 슬로안을 만나게 된 것은 수술 후 2주가 지난 후였다. 자신으로 인해 목숨을 구하게 된 어린 아기를 본 스티븐은 왠지 모를 벅참에 아기를 가만히 안아보았다. 스티브는 그의 결정을 칭찬하는 이들에게 “슬로안을 돕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들도 아기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비록 나와 슬로안은 멀리 떨어져 살지만 항상 지켜볼 것이다. 어서 건강을 완전히 행복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슬로안의 엄마 사라는 “스티븐과 우리 가족 사이에는 깊은 유대감이 생겼다. 슬로안이 병원에서 퇴원한 후 스티븐 가족과 함께 파티를 열고 싶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