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을 본 1000만 관객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순간은 어떤 것일까. 영화는 저승에 온 의로운 망자(차태현)가 그를 안내하는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함께 49일간 일곱 지옥을 지나며 심판받는 이야기. 세 가지 명장면을 꼽아봤다.
#1. 액션/강림 VS 원귀, 시선강탈 도심 추격전
순간 이동을 하며 원귀를 찾는 차사 강림(하정우)과 그를 피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달아나는 원귀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이는 추격신은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CG로 박진감을 더한다. 이외에도 지옥귀와 저승삼차사가 대적하는 장면, 원귀의 분노가 폭발하며 발생하는 모래폭풍 등이 인상적이다.
#2. 웃음/강림 & 해원맥, 예측불가 케미 커플
원귀를 쫓기 위해 이승에 내려가게 된 강림은 월직차사 덕춘(김향기)에게 다음 재판을 부탁한다. 그때 끼어든 해원맥(주지훈)은 “걱정 마요, 대장. 여긴 내가 있잖아”라며 자신을 믿으라고 하지만 강림은 “넌 아무 생각하지 마”라고 그를 타이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원맥과 이를 제지하는 강림, 둘의 이색적인 케미가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는 저승세계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자홍(차태현)의 재판 과정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하지만 그 안에 유머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정우가 연기할 때 가장 고민한 지점도 유머였단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하정우는 진중하면서도 인간적인 자신만의 강림 캐릭터를 완성했다. 주지훈 역시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의 해원맥을 탄생시켰다.
#3. 감동/자홍·수홍 & 어머니, 천만 눈물샘 폭발
저승의 법에 따르면 일곱 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환생할 수 있고, 그 직전에 단 한 번 현몽으로 원하는 사람의 꿈에 나타날 수 있다. 현몽으로나마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던 자홍은 마지막 재판장인 천륜지옥에서 과거의 사건에서 미처 몰랐던 어머니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너져 내리는 자홍과 동생 수홍(김동욱)의 눈물은 ‘신과함께’의 가장 강력한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