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5일 페이스북에 현재의 남북관계와 관련된 글을 올리며 ‘이불변 응만변(以不變應萬變)’이란 경구를 인용했다. 베트남 지도자 호치민의 행동원칙이자 정치철학으로 알려진 말이다. ‘변하지 않음으로 모든 변화에 대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이불변 응만변의 성과를 거둬냈다고 말했다.
임종석 실장은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以不變應萬變(이불변응만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한다)’ 새해를 맞아 가슴에 담은 경구입니다.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면서 새삼 '진심과 정성'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대통령은 이 변하지 않는 원칙으로 모든 변화를 헤쳐가고 있습니다. 모시는 사람으로서 올해는 저도 열심히 따라 해보려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한반도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을 굽히거나 수정하지 않고 지켜옴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숱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임 실장은 평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원칙으로 모든 변화를 헤쳐가고 있다”는 뜻에서 이불변 응만변을 말했다.
임 실장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대화가 무르익어가는 시점에 ‘진심과 정성'을 언급한 것은 문 대통령이 꾸준히 주장해온 한반도 운전자론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이 이를 통해 마침내 ‘한반도 운전석’에 앉게 됐다. ‘평창 구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00% 지지”를 끌어냈고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작한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제로 구현할 환경이 드디어 조성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워싱턴 순방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운전자론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7월 독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9월 한·러 정상회담, 11월 동남아 순방, 12월 한·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정상외교에서 반복해 같은 입장을 강조해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