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문재인입니다” 일어서려는 할머니에 文대통령은…

입력 2018-01-05 11:17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했다. 김 할머니가 수술을 앞둬 청와대 초청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할머니, 문재인입니다. 제가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문 대통령은 “어쩐 일로 오셨냐”는 할머니 질문에 “제가 오늘 점심 때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는데, 우리 김복동 할머님이 청와대에 오실 수 없는 형편이 돼서 제가 먼저 찾아뵈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어려운 걸음 했습니다”라며 병상에서 일어나려 했고, 문 대통령은 할머니를 다시 누인 뒤 “그냥 누워계세요. 괜찮습니다. 제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셔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하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할머니는 “고맙다”며 “복잡한 시기에 우리들이 기다려줘야 하는데, 우리도 지금 나이가 차서 오늘 내일 바빠요. 대통령께서 문제가 해결되도록 힘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거 정부에서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일본과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쉽지는 않다”며 “오늘 할머니들 말씀을 들어보고 또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해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가 빨리 쾌유하시기를 바라는 국민이 많다”면서 “빨리 쾌유하셔서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진실을 찾고 정의를 회복하는 중심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복동 할머니 병문안 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하며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 의견을 안 듣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데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사진 = 미디어 몽구 트위터 캡쳐

김복동 할머니는 5일 오전 수술실로 들어갔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