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게 먹는 식습관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연구진이 당 섭취와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췌장암 사례를 통해 규명했다. 이를 입증한 연구는 세계 최초다.
연세대학교는 생화학과 백융기 특훈교수팀이 세브란스병원 김호근·강창무 교수팀과 공동으로 과도한 당 섭취와 관련한 새로운 암 발생 경로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분을 자주 섭취하면 '오글루넥'이라는 당 분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그 중 일부가 암 억제 단백질인 '폭소3'의 특정 위치에 붙으면 오히려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오글루넥이 폭소3의 284번 세린 아미노기에 붙게 되면 ‘MDM2’라는 발암인자가 대폭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또 다른 암 억제 단백질인 'p53'이 주도하는 암 억제회로가 붕괴되고 연결된 p21 세포주기 조절자를 훼손해 멀쩡하던 췌장세포를 악성 췌장암세포로 변환시킨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넘치는 당이 암세포를 만든다'는 새 학설을 췌장암 발생 사례로 처음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나친 당 섭취는 당뇨병뿐 아니라 암 억제조절자의 기능까지 파괴한다"며 "아직 진단자가 없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실은 논문은 암 연구 분야 국제 권위지인 캔서 리서치에 온라인 게제됐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