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레포츠의 계절이다. 겨울만 되면 스키와 보드를 즐기기 위해 시즌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시청 광장 등에는 스케이트장을 개장하여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운영되는 등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겨울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평창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인 만큼 겨울 레포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겨울이 척추 건강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 질환을 겪고 있는 기존 환자들이 겨울철 더욱 힘들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외부 환경으로 인한 몸의 변화이다. 우리 몸은 추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인대와 근육이 수축하게 된다. 이로 인해 몸이 경직되어 평소의 유연성을 잃게 된다. 또한, 혈액순환 역시 느려지게 되면서 근육으로 유입되는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통증이 더욱 쉽게 발생하는 것이다.
줄어드는 운동량 역시 문제이다. 겨울철 추위로 인해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운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근육량이 감소하게 되고, 근력이 약해지면서 척추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힘이 약해져 통증 발생의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관련해서 가장 많은 오해를 하는 부분이 나이가 많은 고령에서만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외부 충격이나 개인의 잘못된 습관 등을 통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겨울 레포츠인 스키나 보드는 눈으로 이루어진 경사진 비탈을 내려가는 스포츠인 만큼 타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등의 부상을 당하기 쉽다. 또한, 경사로 인해 붙은 가속도가 부상의 위험과 심각성을 더욱 키울 수 있으며, 점프 등의 고난이도 동작을 할 때 자칫 잘못하여 허리부터 낙하하는 경우 척추체의 골절 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겨울철에는 우리의 허리가 안전하지 않다. 눈 온뒤에 생기는 빙판길이 그 원인이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잔뜩 웅크린 상태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넘어질 경우 몸의 반응도 늦어질 뿐만 아니라 충격 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더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척추압박골절을 들 수 있는데, 골절로 인한 심한 통증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진행되는 경우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하여 걸음걸이까지 부자연스러워 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겨울철 산행이나 스키장 같이 목적에 맞게 등산화나 스키화를 신은 것이 아니라 운동화나 구두 등을 신고 일상생활 중 일어나는 만큼 발생빈도가 높고,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박성춘 센터장은 “겨울철은 계절적 특성상 언제 어떻게 척추 관련 질환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일반적인 성인 보다는 청소년이나 60대 이상의 고령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 아직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상이 성장판 손상으로까지 이어져 올바른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이어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 대부분이 골다공증이나 골결핍증을 가지고 있어 뼈가 약해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만큼 같은 충격을 받더라도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고, 회복 속도는 늦기 때문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겨울철 척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안이나 야외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의 무리한 활동은 오히려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이나 연령에 맞게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동을 위해 걸을 때는 평소 걸음 속도보다 10% 이상 낮춰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으며, 길이 빙판이나 눈으로 인해 미끄럽진 않은지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