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전 국방차관 “박근혜 정부 때 UAE와 군수지원 MOU 체결했다”

입력 2018-01-05 07:56 수정 2018-01-05 14:32

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을 지냈던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시인했다.

경향신문은 4일 백 의원이 전화통화에서 “2013년 12월10일 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UAE의 요구로 대외비로 분류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 의원은 또 “내가 국방부 차관으로 있을 때 MLSA가 체결됐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어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아 확인을 해봤다”며 “UAE와의 MLSA는 다른 국가와 맺은 협정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UAE측 요구로 비밀로 했을 뿐 특별한 내용이 있어 숨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 백 의원은 “국방부 장차관 등 고위급이 참여한 게 아니고 국장급 수준에서 체결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MLSA는 양국 군대가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 물품‧용역을 지원하는 협정이다. 이 협정으로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가 중동지역 분쟁에 자동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백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UAE 원전 수주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2009년 UAE원전을 수주하며 이면계약을 체결했고 그 여파로 박근혜 정부가 비밀 MOU를 체결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의 잘못으로 UAE와 갈등이 불거졌고, 이를 덮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했다며 ‘원전게이트’를 주장해왔다. 2일 열렸던 JTBC 신년대토론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UAE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원전게이트’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UAE 원전을 들여다보다가 저지른 실수”라고 주장했고 노 대표는 “잘못된 군사 MOU체결 때문에 사달이 나 공개적으로 가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MOU체결에 대해 누가 정보를 줬냐. 이 정부가 정의당을 통해 거래하고 있는 것을 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기밀사항을 알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도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UAE원전 게이트 사건을 적반하장격으로 자유한국당에 책임을 넘기는 사람들을 보면 참 뻔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이 있으면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보자”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