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여자친구가 준 이별 선물 ‘47년째’ 뜯지 않은 할아버지

입력 2018-01-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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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별 선물을 아직 뜯지 않은 남성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에이드리언 피어스(64)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미 다른 여성과 만나 가정을 이뤘지만 전 여자친구의 이별 선물만은 계속 간직하고 있다.

캐나다 매체 CBC는 3일(현지시간) 색이 바랜 선물 상자를 47년째 보관 중인 피어스의 사연을 전했다. 피어스가 열일곱 살이던 1970년 12월 25일. 여자친구 비키는 그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로 멍하니 서 있던 피어스에게 비키는 작은 선물상자를 건넨 뒤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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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피어스는 비키가 준 선물을 거실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내팽개쳤다. 그러고는 “나는 앞으로 이 선물을 절대 열어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피어스는 인터뷰에서 “정말 화가 나고 슬펐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비키의 선물을 뜯지 않겠다는 피어스의 다짐은 47년간 이어졌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피어스의 집 거실 트리 아래에는 비키가 건넨 이별 선물이 놓였다. 피어스의 아내와 자녀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됐고 집안의 전통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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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는 최근 비키를 찾고 싶은 마음에 오랜 친구들을 통해 연락처를 수소문 중이다. 피어스의 이야기가 언론 보도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비키의 소식은 없다.

피어스는 비키와 만나게 되면 ‘이별 50주년’을 맞아 함께 선물 개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키를 만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이 경험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 선물 덕분에 과거 연락이 끊긴 친구들과 다시 연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