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판타지, 1000만 뚫었다… 달라진 韓관객 ‘신과 함께’ 가즈아!

입력 2018-01-04 08:54 수정 2018-01-07 14:16
영화 ‘신과 함께’ 스틸컷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국산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죄와 벌’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번째, 한국 영화 사상 스무 번째 대기록이다.

영화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4일 “‘신과 함께’가 오전 0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서 누적 관객 수 1000만19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개봉 16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 ‘택시운전사’(누적 관객 수 1219만명)는 같은 기록을 달성할 때까지 19일을 소요했다. ‘신과 함께’는 이보다 사흘 앞섰다. 한국 영화에서 유일하게 1500만 관객을 넘어선 2014년 사극 ‘명량’(1762만명)은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신과 함께’의 흥행 속도는 한국 영화 사상 두 번째로 빠르다.

새해를 기점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만지-새로운 세계’ 등 경쟁작이 개봉했지만 ‘신과 함께’의 흥행 가도는 식지 않고 있다. 오전 6시 현재 예매율 29.5%로 압도적 1위다. 2위는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배경으로 제작된 ‘1987’(23.8%)이다.

‘신과 함께’는 만화가 주호민이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이 주연했다. 이정재 이경영 김하늘 등 톱스타의 우정출연 및 특별출연은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과 함께’의 1000만 관객 돌파를 요소별로 분류하면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시기별로는 한국 영화가 대기록을 달성하고 올해를 출발한 점에서 앞으로의 흥행에 호재로 평가된다. 문화산업면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점도 긍정적이다. 롯데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국내 4대 영화사 중 유일하게 이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신과 함께’가 드라마 장르를 선호하는 한국 관객의 정서를 깨고 웹툰 원작으로, 판타지 장르에서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점도 특별하다.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국산 영화 19편은 대부분 ‘택시운전사’ ‘국제시장’(1426만명·2014년작)처럼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였다. 블록버스터는 2016년 최고 흥행작 부산행(1157만명) 정도였다. ‘신과 함께’의 흥행은 다양한 장르를 선택하는 한국 관객의 정서 변화를 증명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매일 감사하다. 매일 놀라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 외에 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 2부도 잘 만들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속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은 올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