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지 않으면, 떠밀려 퇴출” 금융계 수장들, 혁신성장 외쳐

입력 2018-01-04 00:09 수정 2018-01-04 00:15
【서울=뉴시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동연 부총리, 국회 정무위원회 김용태 위원장, 자유한국당 이종구·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경제·금융계 수장들이 무술년 새해 한자리에 모여 ‘혁신성장’을 외쳤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문재인정부 경제 정책의 양대 축으로,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금융이 혁신 기업 발굴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터져 나왔다.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 협회는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8년 범금융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투톱과 금융 당국자 및 은행 증권 보험 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 등 1000명 넘는 금융계 인사가 초대됐다.

【서울=뉴시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최흥식(왼쪽부터)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국회 정무위원회 김용태 위원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끈 연설은 무수한 금융인을 제치고 비(非)금융인인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서 나왔다. 후반기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아 첫 일정에 나선 김 위원장은 ‘역수행주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則退)’라는 한자어를 인용했다. 그는 “한국 금융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야 할 운명”이라며 “나아가지 않으면 멈춘 것이 아니라 떠밀려 퇴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현재 정무위에는 해묵은 논쟁이 여전하다”며 “고색창연한 금산분리 원칙부터 금과옥조의 소비자 보호 원칙까지 예전 패러다임에 갇힌 정책과 법안이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금융규제를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장의 입에서 규제혁파가 나온 점이 주목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혁신성장의 방편으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성장세가 회복되고 금융 건전성이 양호한 지금이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적기”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성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3% 성장과 잠재성장률을 3%로 키우기 위해 금융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4일 오전 재정과 통화정책 조율을 위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새해 첫 조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김 부총리 취임 이후 벌써 네 번째 공식 회동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