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동성애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직원 해임 논란

입력 2018-01-03 17:41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가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속 교목을 해임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한동대 김대옥목사 부당 재임용 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모임’ 페이지는 2일부터 김대옥 교목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게재하며 학교가 재임용 탈락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일 현재 이 페이지의 팔로워는 만들어진 지 이틀 만에 500명을 넘었다.

김 교목은 지난 31일 한동대로부터 오는 3월 1일부로 면직된다는 재임용 거부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일 페이스북에 “이 땅 개신교의 보루임을 자임하던 한동대의 인사위원회는 동성애가 죄라는 자신들의 신조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그(김대옥 교목)를 심문한 뒤 총장의 이름으로 그의 재임용을 거부했다”는 글을 올려 학교의 처분을 비판했다.

재임용 거부 통지서에 나온 재임용 탈락 사유는 ‘교육분야에서의 재임용 최저요건을 갖추지 못했다’와 ‘학교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으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내용 두 가지다.


김 교목은 먼저 교육분야 재임용 최저요건 미비에 대해 “요건에 부합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해왔고 증빙자료를 제출했다”며 “교무처장이 자신의 일방적 판단으로 평가 과정을 중지시켜 원래 절차가 보장하는 평가결과 통보과정을 뺐고, 이의신청 안내를 생략해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으로 혼란을 줬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내용으로 재임용 불가 사유로 삼았다”며 “이런 사유를 제시한 추론 가능한 실제 이유가 될만한 과정과 서사를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동대는 3일 전화통화에서 “재임용 평가는 정량평가로 이뤄지며 김 교목은 기준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다”며 “김 교목의 실제 평가 점수와 학교 정체성에 맞지 않는 가르침이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인사위원회 내부 결정 사항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김 교목은 3일 페이스북에 자신은 소수자 인권 동아리 ‘들꽃’의 지도교수가 아니라는 글도 올렸다.

그는 “학생단체인 들꽃과 어떤 연관도 없다”며 “교무처장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들꽃의 지도교수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고, (강연) 당일에 무슨 일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들꽃과의 연관성을 말하라면 2015~2016년 세 차례 걸쳐 설교를 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문이 들려 그 일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들꽃은 지난달 8일 ‘흡혈사회에서, 환대로-성노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환대’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강연 이후 한동대에는 이 강연이 “페미니즘의 가면을 쓰고 동성애를 합리화한다. 성매매를 교묘하게 성노동으로 표현한다”며 “강연을 주최한 학생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교수들을 징계해달라”는 대자보가 붙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들꽃은 “강연의 주제는 동성애가 아니었다. 페미니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성매매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논쟁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독자적으로 연 강연”이라며 “대자보에 언급된 교수들과 들꽃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동성애 반대 단체인 GMW(God Man Woman)연합은 3일 페이스북에 “김 교목이 인사위원회와 학교 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교목으로서 자질이 있었는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단체는 김 교목이 “기독교 좌파로 알려진 김규항, 박득훈 목사 등과 함께 들꽃에 자주 강사로도 활동했다”며 “들꽃의 지도교수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