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현장 둘러본 유족들 "우리 말이 맞았다"

입력 2018-01-03 15:29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발생 14일째인 3일 희생자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살피고자 과학수사 요원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8.01.03. 사진=뉴시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발생 14일째인 3일 희생자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유가족들의 이날 사고 현장 방문은 지난달 23일 1차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사고 현장 방문에는 유가족과 이근규 시장을 비롯한 시청 직원 5명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현장을 살펴본 유족들은 "화재 당시 2층 유리창을 깨 달라고 한 우리 말이 맞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희생이 가장 컸던 2층은 플라스틱 용기 하나 타지 않는 등 불탄 흔적이 없었다"며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달라고 그렇게 호소했는데, 유리창만 깼더라면 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논란이 된 '백 드래프트(Back draft)' 현상과 관련해 "현장을 보니 백 드래프트 현상이 있을 수 없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백 드래프트는 화재가 발생한 공간에서 불꽃이 연소할 산소가 부족할 때 대량 산소가 유입되면서 불길이 역류하는 현상이다. 백 드래프트가 일어나면 대피자나 소방관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이번 제천 화재에서 2층 여성사우나실 유리창을 깼을 경우 백 드래프트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29명이 숨졌으며, 2층에서만 여성 18명 등 20명이 사망했다. 이에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족들은 "7·8·9층은 화염에 녹아내렸지만, 방화문만 열렸어도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지 않았겠냐"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는 3일 현재까지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등 69명의 사상자가 났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