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ADHD,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입력 2018-01-03 12:15


한국 사회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그에 비례하여 높아지는 아동·청소년 병리의 유병율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12년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소아청소년 영역 지원사업보고서를 보면 행동 및 정서장애가 67.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22.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최소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진 소아청소년 비율도 전체의 26%였다. 이 외에도 적대적 반항장애 11.3%, 틱장애 3.9%의 유병율을 보였다. 또 2008년 5월 서울시 19개 초·중·고교 학생 2672명을 대상으로 ADHD 유병율을 조사한 결과 13.25%로 나타났다.

요즘은 아동 ADHD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학교생활이나 일상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산만하며 통제가 되지 않는 아이를 보면 한번쯤 ADHD 증세가 아닐까 의심하는 부모가 늘었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나 불이익을 걱정하여 막상 병원에서 진단받고 처방 받는 것을 꺼려하는 부모가 상당수이다.특히나 방학기간 중에는 증상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향 후 개학을 하면 다시금 아이가 담임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위축되거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이와 관련된 검사를 하기도 어렵고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도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서울대 인지과학 박사수료)은 “ADHD를 겪고 있는 아동의 경우 학교에 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하고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주 ‘멍’한 모습을 보이거나 공부한 시간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낮은 경우도 ‘조용한 ADHD(단순 주의력결핍)’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ADHD 아동들은 10세 전후가 되어야 보통 아이들 수준으로 성숙된다. 2012년 연구에서도 ADHD가 두뇌 피질 가장 바깥층의 전반적인 성숙을 지연시키고 뇌의 주요 기능인 두 반구간의 연결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뇌 발달 지연과 불균형은 ADHD 주요증상의 원인이 되고 그 예후를 예상할 수 있게 돕는다. 학기가 시작되고 충분한 적응기간을 거친 후에도 또래관계나 수업 중 산만한 행동이 빈번하다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밀하게 조직된 신경학적 두뇌훈련 시스템을 통해 시행된 뉴로피드백 훈련은 다양한 인지능력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 뇌파가 변화하기 위해선 두뇌의 활동이 변화해야 한다.

두뇌활동의 변화 과정인 응고화(consolidation)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뉴로피드백 훈련을 통해 주 2~3회의 반복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긍정적인 신경세포의 연결패턴을 고착화시키고 정보를 처리하는데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 소장은 “뉴로피드백은 학습방법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기존에 유지되던 학습법은 학원에 가고 자율학습을 강조하는 등 학습내용과 양을 늘리는 데에 집중을 한 반면 뉴로피드백 훈련의 경우 두뇌의 정보처리능력 자체를 향상시킴으로써 학습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휴식과 집중력훈련은 자기주도적인 학생으로 생활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일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뉴로피드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ADHD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언어와 사고 연구실’의 연구협력기관인 ‘수인재두뇌과학’은 뇌기능검사, 종합주의력검사 및 행동평가척도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개별적인 훈련 프로토콜을 수립하여, 신경가소성 원리로 접근하는 ADHD 개선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습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뉴로피드백, 바이오피드백 등의 다양한 비약물 두뇌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활용한 부모상담으로 아이의 행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