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자살자 시신 찍은 美 유튜버… “자살 방지 위해”?

입력 2018-01-06 11:27

15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는 인기 유튜버가 자살한 사람의 시신을 찍은 동영상을 올려 뭇매를 맞았다. 그는 우울증과 자살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동영상엔 친구들과 웃는 모습도 담겨있었다.

미국의 유튜브 스타 로건 폴은 지난달 말 친구들과 일본 후지산의 아오키가하라 숲을 탐방하던 중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한 시신을 발견한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숲은 ‘자살 숲’으로 유명하다. 로건은 시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영상에는 시신 옆에서 친구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로건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역겹다” “쓰레기” “많은 젊은 이들이 당신을 존경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등의 글이 폭주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하루 만에 동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600만명이 시청한 뒤였다. 그는 “자살과 자살방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고 비디오를 올렸는데 오도됐다”며 “비디오를 본 사람 모두에게 사과한다. 정신질환이나 우울증, 자살로 인해 영향을 받고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무엇보다 희생자와 그의 가족에게 사과한다”고 고개숙였다.

하지만 배우 안나 아카나는 자살한 동생이 있음을 언급하며 “자살 숲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면서 ‘정신건강 의식향상’을 꾀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