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째 ‘판문점 채널’ 무응답… ‘역제안’ 가능성

입력 2018-01-03 09:36

통일부는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북한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측이 응답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락 시도는 오전 9시에 이뤄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무응답이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전날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 논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며 “평창올림픽의 북측 참가 문제와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연락 시도는 이 제안에 대한 북측 입장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 조 장관의 남북회담 제안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 당국 접촉 의사를 언급한 지 하루 만이었다.

조 장관은 회담 세부 사항 조율을 위한 판문점 연락관 채널 복원도 북측에 함께 요구했다. 조 장관은 “회담 개최 문제 협의를 위해선 판문점 채널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며 “판문점 채널을 통해 의제, 대표단 구성 등 세부 절차를 협의할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2일에도 오전 9시와 오후 4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북한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한 만큼 북한이 조만간 역제안 형태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당국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 선수단 방남 경로와 숙박,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여부, 북한 응원단 파견 등 실무적인 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양측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북측이 돌발적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장관은 “남북 대화가 장기간 열리지 않다가 열리는 만큼 여러 가지 남북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소망한다”며 “일차적으로는 평창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가하는 문제와 관련한 것을 논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김 위원장 신년사는) 평창올림픽을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 평화 구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3일 “설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이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