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간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정부가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3일 “설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이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된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공식 제안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올 설에 재추진할 계획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해와 성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함께 실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해왔다. 중앙일보는 “실향민 출신인 문 대통령은 과거 금강산이나 판문점 등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이뤄져온 상봉보다 상호 고향 방문단을 꾸려 고령이 된 실향민들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의 실무를 담당하는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도 중앙일보에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조만간 좋은 결과를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달리 미국에선 “북한이 새로운 ICBM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정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발사가 매우 임박했으며 며칠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CBS뉴스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위한 초기단계 있다고 보도했다. NBC와 뉴스위크는 북한의 올해 첫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수일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매체들은 시험발사 움직임이 지난해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했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시험발사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CBS뉴스는 이번 주 후반 또는 다음주에 시험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대남 대화 제의에 대해 “좋은 소식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에서 ‘통남봉미(通南封美)’로 선회한 듯한 북한의 속내가 아직 분명치 않다는 시각에서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이 주도한 제재와 다른 압력들이 북한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북한 병사 2명이 중무장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것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낼 용의가 있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어 김정은을 조롱하는 별명을 사용해 "로켓맨이 이제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 좋은 소식일 수도 있고 나쁜 소식일 수도 있다. 미국은 지켜볼 것이다"라고 적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남한과 북한 두 나라가 대화를 결정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며 "김정은은 한·미 사이를 이간질하려 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