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김동연, 직원들에게 새해 편지 보냈지만

입력 2018-01-03 08:17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기재부 직원들에게 새해 첫 인사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 부총리는 2일 1199명의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열심히 일해줘 고맙고, 고생 많이 시켜 미안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취임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개선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주말 카톡(카카오톡) 금지’ ‘보고서 반으로 줄이기’ ‘주말근무 최소화’ 등 직원 업무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러나 목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새 정부의 경제정책 틀을 짜느라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는 게 기재부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김 부총리는 다시 업무 효율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새해에는 일의 집중도를 높이고, 기계적 근면성은 줄여 일과 가정의 조화를 우리부터 이뤄보자”고 했다. 지난해 말에는 직원들 칭찬 릴레이 행사를 진행해 칭찬을 많이 받은 직원에게 ‘디딤돌상’을 수여하는 등 직원 다독이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하다.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김 부총리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재부 일선의 한 사무관은 “아직 쌓인 일이 이렇게 많은데 업무 강도가 줄어들 거란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며 “일·가정 양립은 고사하고 일이 더 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김 부총리의 최근 행보를 놓고 직원들에게 갑자기 인심을 쓰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닮고 싶은 상사 평가를 앞두고 있어서다. 앞서 현오석 전 부총리가 2014년 직원 내부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