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도 희망퇴직 검토… 업계 전반 감원 칼바람

입력 2018-01-03 08:12

KB국민카드가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11년 분사한 뒤 첫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한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조직 다이어트’가 카드업계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 노사는 희망퇴직을 논의하고 있다. 노조가 사측에 제안한 안을 바탕으로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른 대상자를 조율할 예정이다. 최대 36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경쟁사 대비 적은 인력 상황(2017년 6월 기준 1530명)이기 때문에 큰 규모는 아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체 대부분은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2016년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가맹점 수수료 우대 대상인 영세(0.8%)·중소(1.3%) 가맹점 범위가 넓어졌다. 올해 2월 8일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0%로 인하된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조달비용은 늘었지만 대출금리는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도 거론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는 이미 시작됐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7∼9월) 순익은 41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46억원)보다 약 20% 줄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순익이 모두 줄었다.

인원 감축도 현재진행형이다. 비씨카드는 2016년 12월 5년 만에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지난해 1월 시행했다. 2015년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신한카드도 다시 감원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5년 6월 1만1045명이던 8개 카드사의 직원은 지난해 6월 기준 1만829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직원이 2286명에서 1839명으로 줄며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모회사격인 은행에서도 한창이다. 신한은행은 5일까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을 상대로 2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한편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카드 시장은 기존 핵심 가치가 하루아침에 소멸되는 ‘역량파괴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며 “‘고객의 가치’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며 끈질기게 실행하는 조직 구축’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