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저임금 7530원…경비원 해고 현실화되나

입력 2018-01-02 21:33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의 최저임금이 새해부터 적용되면서 임금인상보다 고용불안이 먼저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관리비 인상을 우려해 경비원을 해고했고 청와대 게시판에는 근무시간이 줄어 급여가 오히려 삭감됐다는 하소연도 올라왔다.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이달 들어 경비원 7명 중 1명을 해고했다. 500가구 규모인 이 단지 경비원들은 지난해까지 월급을 168만원씩 받았다.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이 적용돼 월급이 6만원 더 올랐다. 입주자 대표들은 관리비 부담을 덜기위해 경비원을 6명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한 네티즌은 출·퇴근 시간과 야간에만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원 한 명이 해고됐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원 5명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세대 관리비가 대폭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심 끝에 관리원 1명을 감원하기로 의결했다”고 입주자들에게 설명했다. 인터넷에 글을 쓴 이는 “힘없는 주민이라 정말 죄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글이 잇달았다. 대부분 근로환경이 열악한 이들이었다. 대기업에서 파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청원인은 지난달 27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유급휴일과 포상금이 다 사라지고 근무시간은 조절돼 월급이 오히려 20만~30만원 정도 줄어든다”고 썼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말고 기업들의 꼼수로 인한 근로자들의 서러움도 알아주고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택현 손재호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