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처벌법’ 필요성 역설한 솔비 “상처는 덮어질 뿐 지워지지 않아”

입력 2018-01-02 17:35 수정 2018-01-02 17:43
'EBS 미래강연Q - 호모커뮤니쿠스 빅픽처를 그리다' 홈페이지 캡처

가수 겸 화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솔비가 스토킹에 대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과감히 냈다.

솔비는 1일 방영된 EBS ‘신년특집 미래 강연 Q-호모커뮤니쿠스, 빅 픽처를 그리다’에 연사로 출연했다. 그는 “11년차 연예인, 그리고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스토킹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관객과 호흡하며 쉽게 풀어냈다.



솔비는 강연에 앞서 지난해 ‘하이퍼리즘:레드’ 발매 쇼케이스에서 선보였던 아트 퍼포먼스 ‘레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솔비가 검은색 물감을 얼굴에 묻히고 여러명의 남성에게 둘러쌓여 있는 장면, 남성들이 빨간색 물감을 솔비에게 들이붓는 장면, 남성들이 사라지자 하얀색의 물감을 바닥에 페인팅하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녀는 영상에 대해 “블랙은 세상에 받는 상처, 레드는 부활, 화이트는 상처를 지우려는 노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상처는 덮어질 뿐 지워지지 않는다. 백색이 아니라 회색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이슈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없어 의도치 않게 방관자가 돼야 할 때도 있지만 작업으로나마 표현하고 싶었다”며 “오늘도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EBS 미래강연Q - 호모커뮤니쿠스 빅픽처를 그리다' 홈페이지 캡처

솔비는 수많은 온라인 성범죄와 스토킹으로 고통받았다. 그는 강연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스토킹 처벌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고소 후 가해자들을 만났을 대 수익보다 벌금이 낮아 그 일을 했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스토킹 처벌은 벌금 10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솔비는 “이제는 심각성을 느낀다. 경범죄 처벌법의 사각지대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며 “처벌 기준을 가해자 입장에서 만들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입장에서 법안 제정을 하루빨리 추진해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날 패널로 출연한 이재영 전 국회의원은 “스토킹 처벌법안은 18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로 끌어내지 못해 결국 통과가 무산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생겨야 국회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0일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온라인 성범죄나 스토킹 등 처벌 및 피해자 보호 근거를 마련토록 했다. 또한 조직 내 여성 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응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전형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