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적극 환영하는 논조로 신속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 관계를 흔드는 이간질 식 발언일 뿐”이라며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김 위원장은 1일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한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평창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자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소개하며 ‘한국을 향한 평화의 손길’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한국에 보낸 화해의 신호라는 평가와 함께 ‘외교적 수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김 위원장의 핵무기 건설 완성 선언보다 평창올림픽 발언을 더 큰 비중으로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과 미국 언론의 의견은 달랐다. 북한과 중국 사안에 정통한 미국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2일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에 출연해 “김정은의 신년 메시지에는 미국을 두려워하고 한·미 관계를 흔들려는 2가지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이간질은 ‘김씨 가족’이 지난 수십년 동안 사용해 온 수법”이라며 “한·미 양국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은 결국 동맹 관계 균열을 일으키게 되고 이는 미군의 한반도 철수, 한국의 굴복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CBS, 폭스뉴스 등 많은 미국 언론은 김 위원장의 평창올림픽 관련 발언을 아주 작은 비중으로 다뤘다. 반면 김 위원장이 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 등의 강경 발언만 주목해 분석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