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팔라우가 중국의 거센 압박에 맞서고 있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의 대변인 올커리일 카즈오는 지난달 30일 “팔라우는 법치국가며 민주주의 국가다. 우리의 앞날은 스스로 결정한다”며 최근 중국의 대만 단교 요구를 거부했다.
예상 밖의 행동이다. 팔라우의 경제가 상당 부분 중국 관광객 ‘유커’(遊客)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라우는 관광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팔라우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11만3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달 대만과 팔라우가 외교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이유로 단체 관광객 모집 광고를 낼 수 없는 여행지 명단에 팔라우를 포함시켰다. 유커를 앞세워 팔라우에게 대만과의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팔라우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중국이 승인한 여행지 명단에서 제외해봤자 우리나라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며 중국의 요구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팔라우의 용기 있는 대응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중국, 일본, 대만 관광객 등의 현저한 감소는 이 나라 경제 전망에 불안정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딜메이 루이자 올커리일 대만 주재 팔라우 대사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갑자기 줄면 당연히 피해를 받을 것”이라며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팔라우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대비해 시장을 다변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은 2016년 대만총통선거에서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 후보 차이잉원이 당선되자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에 전방위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했고 지난해 6월에는 대만의 우방이었던 파나마 역시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었다.
전형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