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준 강동원 감사해” 이한열 측 ‘1987’ 관람후기

입력 2018-01-01 20:51 수정 2018-01-01 21:22
배우 강동원.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감독 장준환)에서 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37)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1987’ 관람 후기를 전하면서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할 분이 있다. 이한열 역을 해낸 배우 강동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강동원은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해줬다”며 “작지만 태산만큼 큰 용기를 내주셨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영화에 대해 “각오는 했지만 짐작보다 많이 슬펐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꺽꺽거리면 등짝이 아프다. 며칠 전부터 신촌 지하철역의 ‘1987’ 포스터만 봐도 맘이 출렁거렸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박종철 열사의 어머님이 부검 전에 손이라도 한 번 만지게 해달라고 울부짖는 장면, 아버님이 ‘종철아, 잘 가라. 아버지는 아무 할 말이 없다’ 속으로 꾹꾹 누르며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땐, 보는 이의 맘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고 토로했다.


또 “연희의 말처럼 ‘나 하나 움직인다고 세상이 바뀔까’ 무기력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가족 생각에 뜻을 접었던 이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한열처럼 ‘마음이 너무 아파’ 외면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작은 그러나 개인이 감당하기엔 태산만큼 큰 용기를 냈다. 그 용기들이 모여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고 했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한 사건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아픈 현대사를 진중한 태도로 재현해낸 영화는 관객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얻었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연출력과 몰입감이 모두 훌륭했다는 평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