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년행사의 클라이맥스로 뿌려진 ‘종이 눈꽃’이 송파구 일대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다. 새해 첫 날부터 집 앞에서 휘날리는 종이를 본 주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31일 밤 8시30분부터 1일 새벽 1시까지 2018년 카운트다운과 신년 축하공연을 펼쳤다.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123층)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이 높이를 기념할 목적으로 2018년에 돌입한 순간부터 555초(9분15초) 동안 불꽃놀이, 레이저쇼, 종이 눈꽃 세리머니를 펼쳤다.
1만5000여발의 불꽃이 2018년 첫 밤하늘을 수놓았다. 고층 건물에서 뿌려진 종이 눈꽃은 불꽃놀이와 레이저쇼를 더 화려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 종이를 수거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에 있었다. 롯데월드타워는 이 종이를 “물에 녹는 친환경 소재”라고 설명했다. 석촌호수나 한강에 떨어지면 녹아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주변 아파트단지와 도심 골목으로 날아간 종이는 그대로 거리로 떨어져 휘날렸다. 새해 첫 날 아침 첫 풍경으로 흰 종이 쓰레기를 만난 송파구 주민들은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항의가 빗발쳤다. 거리 곳곳을 촬영하며 “이 많은 종이를 누가 언제 다 치울 수 있겠는가” “롯데월드타워가 아파트단지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에게 사과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송파구청 공식 트위터로 민원을 넣고 답변을 요구한 SNS 이용자도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