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양 죽음에 내연녀도 가담 정황… 친부·어머니 “함께 있었다” 말 바꿔

입력 2018-01-01 15:38 수정 2018-01-01 15:39
31일 고준희양의 시신 유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준희양의 계모 이모(3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로 가기 전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앞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숨진 고준희(5)양을 전북 군산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아버지 고모(36)씨와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가 사건 실체에 대해 자백하고 있다. 준희양이 숨졌을 당시 세사람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친부 고씨와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준희가 사망했을 당시 이모씨(내연녀)도 함께 있었다”고 실토했다. 고씨는 “김씨 집에 맡긴 딸이 토사물에 의해 사망해 김씨와 함께 야산에 묻었다”라고 했다가 “딸이 봉동 집에서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망했을 당시 이씨도 함께 있었다”고 진술을 변경했다. 김씨 역시 “내 딸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고씨는 또 준희양 학대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준희양이 숨진 직후 내연녀와 상의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씨와 김씨에게 경찰 신고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아이 몸에 있는 상처 때문에 (아동학대)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신고하지 말자'는 말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내연녀 이씨의 가담을 부인하던 두 사람이 모두 진술을 번복하면서 준희양 시신 유기과정에 이씨가 개입한 정황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아직도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개입 차체를 부인하고 있다.

고씨와 이씨가 준희양을 학대치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학대를 증명할 결정적인 진술이 나왔다. 고씨는 이날 오전 진행된 면담 조사에서 “준희를 때린 적이 있다. 이씨도 (준희를)구타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구타와 사망 연관성은 추가 조사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