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4당4색 논평… 민주 “긍정적” 한국 “기만술”

입력 2018-01-01 14:4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여야 정당은 일제히 논평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내놓은 4가지 논평에는 4가지 시선이 담겨 있었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민주당 반응과 “화전양면술”로 치부한 한국당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당은 “환영한다”면서도 “핵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바른정당은 “북한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 민주당 “긍정적으로 평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와 함께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 대화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한미합동군사훈련 연기 등 평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정부는 장관급 회담 제안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평창올림픽 성공과 한반도 정세 안정, 남북 대화 실현을 위해 일체의 도발적 행위를 중단해 그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당 “화전양면전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정은의 ‘평창 파견’ 발언에 대해 "화전양면전술"이라고 날을 세웠다. 평화를 얘기하면서 전쟁을 준비하는 ‘위장 평화’ 공세라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단배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의 신년사는) 핵경제병진노선이나 유화책 등을 일부 언급한 정도”라며 “지금의 남북 냉각관계를 해소할 획기적 변화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핵보유국의 여유를 과시하려는 입장이지 기존 인식의 변화는 신년사에서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아마추어 정권이 허술하고 섣부르게 남북관계 메시지를 낸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많은 엇박자가 날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꼭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제 사회와 북핵 억제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강구해 착실한 실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결집된 힘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당 “평창 참가 환영… 핵은 용납 못해”

국민의당은 이행자 대변인의 논평에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 그러나 북한 핵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경색됐던 남북관계의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화해의 국면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핵단추가 항상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고 이는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면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했다”며 “어떤 이유에서도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중국 러시아 등에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이중플레이를 용인해서도 안 된다”면서 “올림픽 참여를 두고 군사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를 말하면서 미국을 향해 위협의 메시지를 보내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이중적 분리정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굳건한 한미 공조를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 역시 “강한 압박을 통해 강인하게 평화를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적 공조와 강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며 "이런 입장에서 정부와 함께 대북 정책에 대해 공조하고 저희가 필요한 부분은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 바른정당 “한미동맹 와해 의도”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새해 첫 아침 북한의 대화 제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레드라인 앞의 마지막 시간 벌기여선 안 된다”는 논평을 냈다. 그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희망과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제의는 순도 높은 진심일 때만 그 의미가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유 대변인은 “김정은은 신년사의 대부분을 미국의 압박 속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오늘 대화의 전제 역시 미국의 무모한 북진에 가담하지 말고 남북간 대화 하자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남남 갈등으로 와해시키려는 의도마저 읽힌다. 이런 말에 정부가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남북 고위급 대화가 있었다. 대화 이후 남북관계는 냉혹한 길을 걸어왔다. 오늘의 대화제의가 레드라인을 앞둔 마지막 시간벌기여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가 결의한 대로 북한에 대한 일관된 제재와 압박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