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UAE 문제, 내가 말하지 않는 게 국가에 도움”

입력 2018-01-01 13:59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른바 ‘UAE 논란’과 관련해 “내가 얘기하지 않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미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내놨다.

UAE 논란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확산돼오다 이명박정부 시절 ‘이면합의설’까지 불거진 상태다. 이명박정부가 UAE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군사협력을 제공키로 이면합의를 했는데, 이것이 틀어져 발생한 외교 문제를 수습하러 임 실장이 전격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새해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발언을 했다. UAE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내가 말을 안 하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겠지”라며 언급을 삼갔다. “12월 초 임 실장의 UAE 방문 전에 이미 (문제를) 아셨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웃기만 할 뿐 답변하지 않았다.

- 신년 메시지로 한 말씀 해주시죠.(기자)
“지난 1년 우리 국민이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새해는 좀 편안한 마음으로 더 나아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이명박 전 대통령)

- UAE 특사 의혹이 계속 커지는데요.(기자)
“누가 나갔나?”(이 전 대통령)

- 아니, 임종석 실장이 다녀온 것 때문에요.(기자)
“아~,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내가 말을 안 하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겠지.”

- 임종석 실장이 UAE 방문하기 전에 이미 (문제를) 아셨던 것 아닌가요.(기자)
“… (웃음)”


이 전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새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더 발전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재오 김황식 이동관 박정하 김성환 전재희 김효재 최시중 등 측근 60명가량이 함께 참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