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 달려온 평창올림픽 성화,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7-12-31 16:42 수정 2017-12-31 16:46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구지역 성화봉송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대구시 동구 안심로 일원에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강윤식 씨가 달리고 있다. 2017.12.31. 사진=뉴시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성화가 101일 간의 여정 중 절반 이상을 마무리하며 대회 성공 개최의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31일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평창올림픽 성화가 11월 1일 봉송을 시작해 29일 대구에 입성했다"며 "31일 대구에서 진행되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와 함께 더 밝게 타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개막 100일을 앞둔 지난 11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성화는 60일 동안 인천을 시작으로 제주와 부산, 울산, 창원, 목포, 광주, 대전, 천안, 구미, 대구 등을 거치며 4300여명의 주자와 함께 1118㎞를 달렸다.

평창올림픽 성화는 7500명의 주자가 참여해 2018㎞를 달리는 대장정을 펼친다. 그 중 절반 이상의 일정이 마무리 된 셈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첫날인 1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대교 톨게이트 인근에서 성화주자로 나선 유재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7.11.01. 사진=뉴시스

현재 대구 곳곳에서 봉송되고 있는 성화는 31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제야의 종 행사와 함께 타오른 뒤 포항 호미곶에서 해돋이와 함께 2018년 봉송 일정을 시작한다.

안전램프에 담겨 전세기를 타고 들어온 성화는 인천대교에서 101일 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첫 주자는 만 11세의 나이로 피겨종합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유영(과천중)이었다.

이어 유명 연예인 유재석, 박명수, 수지의 손을 거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스포츠토토)가 성화를 이어받았다. 차두리, 추신수, 박찬호, 김태균 등 각 종목 대표 스타들도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유명인 뿐 아니라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제주를 대표하는 해녀를 비롯해 교사, 대학생, 소방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물론 장애인, 다문화가정,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의 자녀들이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또 조직위는 성화 봉송 휴식일을 활용해 '찾아가는 성화 봉송' 프로그램을 진행, 의령 사랑의 집과 합천 희망지역아동센터, 순창군 노인복지센터 등 총 13곳을 방문해 다양한 이들이 성화 봉송에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1일 경남 김해시 내외동 경운중학교에서 로봇다리 수영 선수로 알려진 전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김세진이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2017.11.12.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 성화 봉송에는 기차, 비행기, 배, 자전거 등 일반적인 교통수단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이동 수단이 등장했다.

부산에서는 요트, 여수에서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한 봉송이 진행됐다. 통영 거북선, 부여 황포돛배를 이용해 역사적 의의를 더했고, 곡성에서는 증기기관차를 활용했다.

진해에서는 해상 성화 봉송이 진행됐고, 대전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재난구조로봇 '휴보'가 성화 주자로 참여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

순천에서는 400명이 한복을 차려입고 봉화 언덕을 오르내리며 대규모 강강술래 성화 봉송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11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로봇을 이용한 ICT 스페셜 성화 봉송이 열려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2017.12.11. 사진=뉴시스

성화 봉송이 순탄하게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지진, 화재 등 돌발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되면서 성화 봉송 일정이 바뀌었다. 전북 고창군에서는 AI가 발생한 탓에 전남 순천 생태습지를 성화 봉송 경로에서 긴급히 제외하고, 운행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방역을 실시했다.

지난 22일 충북 제천에서 봉송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21일 화재가 발생해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23일 단양에서 봉송을 다시 시작하기 전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포항에서 새해를 맞는 성화는 내년에 경주, 수원, 인천, 서울, 파주 등의 봉송로를 이동해 2월 9일 올림픽 개막 당일 평창에 도착한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성화 봉송이 어느덧 절반을 지나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소재로 봉송을 진행해 국민들은 물론 세계인이 함께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