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 초상 아래서 ‘극우주의’ 제스처한 백악관 인턴

입력 2017-12-31 11:34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들이 함께 찍은 단체사진 속에서 홀로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에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과정을 수료한 이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인턴이 밝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그러나 단 한 명만이 무표정한 얼굴로 ‘오케이(OK)’ 모양의 손짓으로 포즈를 취했다.

이 청년은 20대 초반의 학부 졸업생 잭 브로이어였다. 그가 보인 손 모양은 극우주의 단체에서 사용하는 손짓으로 ‘백인의 힘(White Power)’을 뜻한다. 곧게 편 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이 ‘W’를 의미하고, 맞잡고 있는 엄지와 검지가 ‘P’를 나타낸다.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력시위에서 백인우월주의자와 극우주의자들이 이 손짓을 사용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자칭 백인우월주의자이자 당시 시위를 주도한 리처드 스펜서는 공식 행사에서 자주 ‘오케이’ 손짓을 해보여 자신들만의 제스처로 상징화했다.

브로이어의 손짓은 백악관이 인턴 가족에게 사진을 보내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그와 함께 인턴생활을 한 동료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동료는 “브로이어는 스티븐 밀러 수석정책보좌관 밑에서 일했다. 그는 착한 아이였고 손짓은 아마 장난이었을 것”이라며 감쌌다.

그러나 다른 동료는 “이 손짓은 우파단체의 분명한 상징으로 그가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 바로 아래에서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점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