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에 불을 질러 환자들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받는 A(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30일 오후 4시쯤 진주 금산면 소재 친구 집에서 술에 취해 자해 소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손과 복부를 다쳐 상평동 소재 모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그러나 치료 도중 간호사와 실랑이를 벌인 후 치료를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A씨는 실랑이를 벌인 간호사의 응대에 불만을 품고 오후6시30분쯤 다시 응급실을 찾았다. A씨는 미리 준비해간 휘발유 20ℓ 한 통을 바닥 곳곳에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불이 나자 간호사들이 소화기 등을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고 도착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1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만취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간호사와 어깨를 부딪힌 것에 불만을 품었고, 휘발유를 챙겨 응급실을 다시 찾아 방화했다.
이날 응급실 방화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던 B(82·여)씨와 C(90·여)씨 등 2명의 환자는 연기를 흡입해 다른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두 명 모두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