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는 가난했지만 가진 자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입력 2017-12-31 10:2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페이스북에 2017년을 정리하는 글을 올리며 “나는 지독히 가난했지만 가진 자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지 증오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겨냥한 글이었다. 그는 정부를 향해 “특정 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된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 글에서 "대중의 증오와 분노를 이용해 정권을 잡았으면 이제 목적을 달성했으니 청산에 홀로 우는 녹수도 풀어주고 기업인들에게 그만 갑질하고 나라를 정상국가로 되돌리도록 하시라"고 적었다. "격동의 한해를 보내면서 내 나라를 위해 충고한다. 이제 그만하고 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시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해방 이후 공판 과정에서 공소장을 네 번이나 변경한 사건이 과연 단 한 건이라도 있었나. (이건) 죄가 안 된다는 뜻이고 억지로 엮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가 잘되려면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주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정권을 잡았다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정치보복이나 하고 전방위로 기업을 옥죄고 공소장을 네 번이나 변경하면서 특정 기업 죽이기에 혈안이 된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지독한 가난 속에 유·청소년기를 보내고 검사가 되고 나서도 상당기간 전셋방에 살았다"며 "그래도 저는 가진 자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지 증오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증오와 분노가 지배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내 나라가 점점 증오와 분노의 사회로 가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