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인근 골목 성인 지적장애 삼형제 이야기를 아시나요

입력 2017-12-30 19:48 수정 2017-12-30 19:54
인천 차이나타운 옆 골목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성인 지적장애 삼형제가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의 사례관리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30일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에 따르면 인천 중구청 희망복지지원단이 발굴한 성인 지적장애 삼형제 사례를 확인한 결과 가족 다섯명 중 어머니만 혼자 일하고 아들 셋은 지적장애로 집에서만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구장애인복지관 강민경 사회복지사는 사례보고를 통해 “부모가 외출하고 난 오후 지적장애를 가진 세아들이 집에 덩그라니 남아 있었다”며 “한명은 거실로 나와 TV를 시청하며 기분좋은 듯 웃고 있고, 첫째와 셋째는 각자 방에 들어가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썼다.

강 복지사는 두번째 이 가정을 방문했을 때 만난 지적장애 삼형제의 아버지가 한때 강남 고급호텔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면서 부인을 만났고, 세 아들을 낳았으나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차례로 태어난뒤 성인이 될 때까지 부인이 세아들을 곁을 떠나지 못하고 돌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적장애 삼형제의 아버지는 2년전 파킨슨병이 발병해 더이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삼형제를 돌보던 어머니가 차이나타운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월 100만원으로 5명이 살아가기에는 턱없이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지적장애 삼형제의 주거복지를 위해 중구장애인복지관에서 사례관리에 나서면서 집수리전문봉사단이 도배와 장판교체 및 낡은 가구 교체를 추진했고, 때맞춰 후원의 손길이 이어져 침대와 신발장, 서랍장은 물론 개보수 공사가 진행돼 헌집이 새집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주거복지에 이어 지적장애 삼형제 중 첫째와 둘째아들은 중구청 주차요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약 40세가 되도록 직업없이 집에 방치된 아들 3명 중 2명이 생애 처음으로 월급을 받은 날은 이들에게 더없이 행복한 날이었다.

지적장애 삼형제의 아버지는 “30년간 앓아온 당뇨와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는데, 아들 2명이 직장을 갖게되면서 우울증도 많이 해결됐다”고 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