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4시간 뒤 통화 미스터리 풀렸다…

입력 2017-12-30 08:39
29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와 유족이 통화한 휴대전화 통화 시각을 유족이 공개했다. 고 김다애양이 아버지와 처음 통화한 시각은 소방서에 최초 신고된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에서 6분 뒤인 3시59분이다. 첫 통화는 31초간 했고, 이어 4시10분 다시 통화가 연결돼 5시12분까지 1시간2분15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 뉴시스

제천 화재 참사 발생 4시간 뒤에도 희생자와 통화가 됐다는 유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경찰청 화재 수사본부는 29일 화재 발생 당일 오후 8시1분부터 20초 동안 희생자 안모(58)씨와 전화가 연결됐다는 의혹과 관련, 실제 통화가 이뤄진 게 아니라 음성사서함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씨는 6층과 7층 사이 계단에 숨져 있었지만 휴대폰은 3층 남자 사우나 계단에서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안씨의 유족은 “음성사서함 소리를 못 들었다는 것이 이상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가 그렇다면 믿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또 딸, 손녀와 함께 숨진 김모(80) 할머니가 화재 발생 1시간여 뒤인 오후 5시18분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는 유족 주장도 김씨가 아닌 다른 가족이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유족은 “친할머니와 통화한 것을 목소리가 비슷해 외할머니로 착각했다”며 “경찰서에서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화재 당시 최초 신고 시간 이후 1시간19분 뒤까지 일부 희생자가 생존했다는 유족의 주장도 나왔다.

유족대책본부는 이날 “경황이 없어 녹음하지 못한 유가족의 기억에 의존한 내용이지만 통화 시각은 휴대전화에 찍힌 것”이라며 “오후 5시12분 고 김다애(18)양이 아버지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통화가 끝날 때까지 우리 아이 기침소리와 신음소리를 계속 듣고 있었는데 이후로는 통화 연결은 됐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천시는 29일부터 소방서와 합동으로 지역 내 7개 목욕업소를 대상으로 긴급안전점검에 들어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