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청와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 막아

박근혜 청와대가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는 것을 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7월 광주에서 열린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이 참가를 신청한 날, 청와대가 남북 단일팀 허용 불가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청와대 자료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 세부 분석’이라는 문서에 따르면 청와대는 북한의 광주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 결정에 ‘단일팀 허용 불가’라는 결론을 냈다.

구체적으로는 ‘광주U대회 관련 일부 종목 남북단일팀 구성: 좌파단체의 감성적 응원 대비책 마련, 테러 재발방지→단일팀 허용 불가’라고 적혀있다.

이 문서는 2015년 3월 9일 작성됐는데, 이날은 북한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참가신청서를 보내 육상·탁구·유도·다이빙·기계체조·리듬체조·여자축구·핸드볼 등 8개 종목에 선수 75명, 임원 33명 등 108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날이었다.

북한의 참가 신청이 이뤄진 날, 당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좌파단체의 감성적 응원’을 명분으로 단일팀 허용을 불허하는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지시사항에 담긴 ‘테러 재발 방지’에서 테러는 그로부터 나흘 전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가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에게 상해를 입혔던 사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비서실장의 지시는 당시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공식 견해와는 반대된다. 북한이 대회 참가를 밝힌 날,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는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실무 검토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 시의회도 임시회를 열어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도록 건의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