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A씨(54세)는 여느 때처럼 아침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을 피하기 위해 몸을 한껏 움츠리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회사에 가기 위해선 강물 옆 도로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한참을 걷던 중 A씨의 귀에 어디선가 “살려 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강물에 빠진 백발노인의 할머니(70)가 차가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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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일면식도 없는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가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강 앞에 도착했을 때 강물은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그는 얼어붙은 강에 배를 깔고 누워 조심스럽게 할머니를 향해 기어갔습니다.
할머니에게 다가간 그는 엎드린 상태로 두 손을 뻗어 할머니를 끌어올려봤지만 얼음에 가로막혀 쉽지 않았습니다. A씨는 아슬아슬하게 녹아있는 얼음 위에서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주변을 가로막고 있는 얼음을 주먹으로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이 모습을 본 또 다른 한 남성이 다가왔습니다. 그는 얼음을 깨고 있는 A씨가 물에 빠지지 않도록 허리를 붙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녹아있던 얼음이 깨지면서 A씨도 할머니와 함께 강물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두 사람 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할머니를 먼저 챙겼습니다. 다행히 물이 깊지 않았고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A씨는 할머니의 건강을 확인한 뒤 집까지 바래다주는 선행을 베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용기 있는 선행은 중국 매체 CGTN에 소개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바쁘고 분주한 연말입니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A씨처럼 내 주변의 이웃들을 잠깐이라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좀 더 따뜻한 한 해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만'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