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우리 아이 시력저하가 ‘담음’때문이라고요?

입력 2017-12-29 09:24

이혁재
소아시한의원 대표원장

최근 들어 안경을 쓰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한창 시력이 형성되고 있는 어린이들이 이렇게 눈이 나빠진 원인은 밖에서 보다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이나 전자기기 등에 의해 눈의 피로도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력에 좋지 않은 습관과 환경 등이 시력저하를 부추겼을 것으로 여겨진다.

안 좋은 생활습관이나 환경으로 인해서 병인(病因)이 만들어지는데 병인으로 인해서 시력저하뿐 아니라 질병 및 기능저하가 발생한다.

한의학적으로 우리 몸에 병을 키우는 병인은 식적 노권 칠정 음허 담음 등 크게 5가지 유형이 있다. 이런 병인을 갖고 있으면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몸의 가장 약한 곳부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다섯 가지 병인 중에 담음은 노권 식적 칠정 음허 등의 병인으로 인해 건강이 안 좋아지면 몸 안의 정상적인 진액이 유용하게 쓰이지 못하고 불필요한 체액의 형태로 남으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10가지 병 가운데 9가지는 담(痰)이 원인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담이 없는 질병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담음은 우리가 가진 질병에 흔히 있다.

아이들에게 담음이 있으면 어지럽거나 메슥거리고 아랫배에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거나 트림을 자주 하기도 한다. 부모는 속이 불편한 것 같아서 소화제를 먹여 보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또 특별한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오래 서있으면 어지러워서 쓰러지는 것도 담음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담음이 있는 아이들은 신진대사(新陳代謝) 기능이 약해져 눈이 침침하거나 목과 어깨가 잘 굳는다.

우리 아이가 담음의 증상과 함께 시력이 떨어진다면 반드시 담음을 해결해야만 시력 개선이 가능하다. 특히 담음은 식적 노권 칠정 음허 등 다른 병인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2차성 병인이므로 다른 병인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시력이 떨어지고 있다면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담음의 병인은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시력관리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담음은 신진 대사기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므로 바깥 활동과 운동이 필수적이며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진피(귤껍질)차와 같은 한방 약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