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실종된 고준희(5)양이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양의 가족이 지난 8일 경찰에 거짓 실종 신고를 한지 22일 만이다.
전북경찰청은 29일 새벽 4시 45분쯤 수색작업 중이던 군산시 오식도동 한 야산 나무 밑에서 수건에 싸인 채 땅에 묻혀 있던 고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장소는 왕복 8차로에서 100여m 떨어진 야산 중턱으로 고양이 살던 전주 집에서 승용차로 50여분 거리다. 시신이 훼손됐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밀 감식을 통해 구체적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동행한 생부 고모(36)씨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인 채 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전날 고씨로부터 “숨진 준희 양을 군산 야산에 유기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밤 10시부터 본격 수색작업을 시작해 6시간 30여분 만에 야산 중턱 부근에서 고양의 사체를 찾아냈다.
고양의 실종은 고씨 내연녀 이모(35)씨가 지난 8일 “외출했다가 집에 왔는데 아이가 없어졌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경찰은 3000여명의 인력과 수색견, 헬기 등을 동원해 고양이 실종된 원룸 반경 1㎞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한편으로 행적이 의심되는 가족을 대상으로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고양의 타살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고씨와 이씨, 고양의 양육을 책임진 김모(61)씨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경찰이 수개월 전 고씨와 김씨가 함께 군산을 다녀온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고씨의 거주지에서 혈흔으로 추정되는 얼룩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급진전됐다.
경찰이 문제의 얼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고씨와 딸, 내연녀의 유전자가 함께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기록 조회에 나선 경찰의 수사결과 고씨와 이씨가 휴대전화 단말기를 잇따라 교체했다는 점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수사망을 좁혀온 경찰에 압박을 느낀 고씨는 28일 밤 “아이가 숨져 야산에 버렸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고씨는 자신이 딸을 숨지게 했는지와 가족들의 가담여부 등 구체적 범행경위와 공모범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양의 사망 시점을 실종신고 10개월 전인 4월26일로 추정하고 있다. 고씨는 이튿날인 4월 27일 딸의 시신을 수건에 싸 야산에 암매장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실종여아 고준희 양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군산 야산에서 발견돼
입력 2017-12-29 08:03 수정 2018-01-08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