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지 40여일 만에 군산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준희 양이 생전에 친부와 내연녀에게 학대를 당했던 정황들이 잇따라 전해졌다. 이웃 주민들은 지난 여름 울면서 지나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고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픈 아이에게 제대로 약조차 먹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JTBC는 지난 여름 친부인 고모씨의 아파트에서 내여녀인 이모씨에게 혼나 울고 있었다는 이웃 주민의 인터뷰를 28일 보도했다. 실종신고 당시 친부는 내연녀의 어머니가 준희를 맡아 키우고 있었으며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3월30일 이후부터 준희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씨의 이웃 주민들은 지난 여름 준희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JTBC에 “여름에 엄마랑 아빠랑 지나갔고, 그 뒤로 큰 아이가 지나갔다. 다음에 준희가 울면서 지나갔다. 엄마는 ‘빨리 와’ 이러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가 화내는 소리도... ‘아 또 혼나는구나’ 그런 적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주민도 비슷한 시기에 준희를 고 씨 집안에서 봤다고 증언했다. 이 주민은 “두 달, 세 달 전 정도에 층간 소음 때문에 몇 번 간 적이 있다”고 말하며 준희가 평소 내연녀인 이씨에게 자주 혼났었다고 증언했다.
MBN은 어린이집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준희가 평소 앓고 있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준희가 몸이 약하고 잘 먹지도 않았다”며 “먹는 약도 적었다. 그래서 아파서 자주 결석했다”고 MBN에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준희 양의 병원 치료 기록은 지난 1월 중순이 마지막이었다. 준희 양의 아버지가 부인과 이혼하고 준희를 맡아 키운 후부터다.
준희 양은 태어날 때부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아왔다. 이 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질환이나 의식불명 같은 치명적인 증세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친부인 고씨와 내연녀 이씨는 병원 치료는커녕 약 조차 제때 먹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