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도 과체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모 모두 비만인 경우 자녀의 비만율이 그렇지 않은 부모에 비해 약 4.6배 높았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비만 여부가 자녀의 비만 가능성을 높였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5~2016년일반건강검진과 영유아 건강검진(6차) 자료를 분석한 '부모 비만여부에 따른 자녀의 비만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 비만인 가정은 자녀의 비만율이 14.44%로 집계됐다.
비만율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로, 비만(25~29.9㎏/㎡)과 고도비만(30㎏/㎡ 이상)이 포함된다.
부모가 모두 비만인 경우 6.9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분석이다. 부모 모두 정상·저체중인 가정의 자녀 비만율(3.16%)과 4.6배차이다. 특히 부모 모두가 고도비만인 경우 자녀 비만율이 26.33%(3.7명 중 1명)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간에 미치는 비만의 영향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크게 나타났다.
우선 아버지보다 어머니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엄마만 비만인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8.32%로 분석돼, 아빠만 비만인 경우(6.63%)보다 약 1.3배 높게 조사됐다.
김연용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자녀의 식사를 주로 챙기는 사람이 누군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엄마가 주로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 모두 비만인 가정에서 여아의 비만율은 15.19%로, 남아(14.05%)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일부 집단에서는 남아의 비만율이 높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가족 간에 비만의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문진수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비만의 원인으로서 가족력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함께 식습관, 생활습관 등이 영향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식사속도와 관련 영유아 식사속도가 빠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일 때 자녀 비만율이 43.5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렇지 않은 경우(2.7%)에 비해 약 16배다.
또 TV 시청 시간의 경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TV 시청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일 때 자녀 비만율 1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렇치 않은 경우(2.81%)에 비해 약 6배다.
문창진 차의과학대 교수(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부모 비만과 영유아 비만과의 상관관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생물학적 요인도 없지 않으나 영유아의 식습관과 TV시청시간이 영유아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문진수 교수도 "소아비만은 부모에 대한 교육과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저출산 시대에 육아를 담당하는 젊은 부모에 대한 건강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