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선자 부회장이 평소 차명폰을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는 구형에 앞서 이 부회장 피고인 심문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게 안봉근 전 비서관이 휴대전화에 저장한 번호와 안종범 전 수석과 통화한 번호가 차명이 맞냐고 질문하자 “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5년 전에는 회사 명의 전화를 썼는데 사업자등록증을 내야하고, 여러 결제나 음악 같은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불편해서 전화기를 자주 바꿨다”고 해명했다. “차명폰을 쓴 것이 나쁜 뜻은 아니었고 여러 전화 기종을 쓰고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래 전화번호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고 말하며, 친구들과는 카카오톡을 해서 아는 사람들은 번호도 바꿨어도 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문자 연락이 잦았던 배경에 대해선 “최 회장이 SKT 회장이라 문자를 고집스럽게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의 통화와 문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와 관련된 상의와 공유가 아니냐는 그간 특검팀의 주장을 부인 한 것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 절차를 마무리하고 선고 기일을 정할 예정이며, 2심 선고는 내년 1월 말~2월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