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루벤스는 안토니오 코레아를 그리지 않았다’

입력 2017-12-27 15:18 수정 2018-01-01 13:24
미술사학자 노성두씨가 서양 고전 미술 속에 숨은 비밀 또는 새로운 사실을 찾아 흥미로운 책을 27일 냈다. 도서출판 삶은책에서 출간한 ‘루벤스는 안토니오 코레아를 그리지 않았다’가 그것이다.

저자는 문헌을 토대로 미술사의 이빨 빠진 조각을 퍼즐 풀듯이 풀어간다. 예컨대 고대 조각 가운데 청동 원작은 이후 중세시대 등을 거치며 문짝, 종, 향로 등으로 재활용되기 위해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데 ‘베네치아의 청동 말’은 어떻게 해서 고대 그리스 원작의 청동 그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는 식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안토니오 코레아’가 ‘조선인’이라는 기존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안토니오 코레아는 198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당시 소묘 작품 사상 최고가인 32만4000파운드(약 4억660만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던 바로크 화가 루벤스 작품 ‘한복 입은 남자’의 모델이다. 학계에서는 조선인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책 속에는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에서 활동한 소소스의 모자이크 작품 ‘청소 안 한 방’, 여상주(여자 형상의 기둥) 카리아티다 등 20개 주제를 통해 흥미진진한 그리스 고전시대 미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256쪽, 1만8000원.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