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없는 ‘100번째 朴 재판’… 재벌총수 줄줄이 증인 채택

입력 2017-12-27 14:45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7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100차 공판에서 구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고위 임원 13명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아 국선변호인 5명만 출석한 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 20일 구 회장과 신 회장을 포함해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박영춘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 김영태 SK 부회장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된 증인들이다.

구 회장과 허 회장 등은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력이 있지만, 형사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구 회장은 출연 이유에 대해 “정부가 문화·스포츠를 발전시켜 국가 이미지를 올린다고 해서 국가에서 하는 재단인줄 알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15개 전경련 회원사들이 두 재단에 모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추후 구 회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확정할 방침이다.

양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