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가 입시 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 성차별 등의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과는 여학생과 직업계 특성화고 학생들을 ‘서류전형'에서 불합격 처리하라는 내부지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SBS가 공개한 영상에서 최종 입시 면접장에서 면접관인 A교수는 한 수험생을 향해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외모를 지적했다.
이에 수험생은 “근육입니다”라고 답했다. 교수는 “내가 근육인지 비계인지 어떻게 알아”라며 수험생에게 느닷없이 팔굽혀펴기를 시켰다.
수험생의 가정환경을 비하하는 발언도 일삼았다.
A교수는 “미안한 얘기지만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남자아이들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이라며 “내 얘기가 아니라 통계가 얘기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원하는 대로 안되면 부수고 찔러서 죽이고 이런 걸 제일 많이 하는 애가 ○○이(수험생) 같은 가정 스타일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폭언했다.
이어 “○○고를 다녀? 중계동, 상계동 옛날에는 빈민촌이었는데 (내가)너 같은 고등학생 때 중계동, 상계동 완전히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는데”라며 수험생의 거주 지역을 비하하기도 했다.
A교수는 합격 조건이 구타를 견디는 것이라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 그는 “만약 합격시켜주면 방망이를 하나 가져와.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는 전제 조건으로, 갖고 올 거 같으면(합격을) 고려해 보고”라고 말했다. 수험생이 “바로 준비하겠다”고 하자 A교수는 “맞아도 좋다는 거지”라고 되묻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A씨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혹시 그런 말을 했다면 해당 학생에게는 사과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대학 항공 관련 학과는 1차 서류 전형에서 특성화고 출신과 여성은 D, E 등급인 20점 내외로 분류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 학과에 특성화고 출신과 여학생 최종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과 관계자는 “내부 지침을 공유한 건 사실이지만 평가에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