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권력에 충성, 국민 배신” MBC 뉴스 공개사과 (영상)

입력 2017-12-27 10:03 수정 2017-12-27 10:07

새롭게 단장한 MBC ‘뉴스데스크’가 평일 새 진행자로 박성호·손정은 아나운서를 내세우며
지난 5년의 행적을 되돌아보고 시청자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26일 저녁 8시 ‘뉴스데스크’에는 5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박성호 기자와 손정은 아나운서가 앵커로 나섰다. 두 사람은 2012년 총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당시 경영진으로부터 인사보복을 당한 대표적인 노조원으로 손꼽힌다.

박성호 앵커는 뉴스 시작 전 “오늘부터 정상체제로 돌아온 뉴스데스크는 앞으로 공영방송다운 뉴스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여러분께 찾아가겠다”며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가 되도록 MBC 기자들 모두 여러분께 다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정은 앵커는 “오늘은 그 다짐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먼저 MBC 뉴스가 지난 5년동안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순서를 마련했다”며 박 앵커의 브리핑을 소개했다.


박 앵커는 “지난 5년 동안 MBC 뉴스에서 여러분이 보신 것은 실제 보이는 것과 달랐다”며세월호 보도참사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때는 피해자인 유족의 목소리는 배제한 채 깡패인 것처럼 몰아갔고 공권력에 농민이 쓰러진 장면은 꽁꽁 감춘 채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시켰다”며 “그뿐이 아니다. 정부 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침묵, 국정 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어나도 침묵, 뉴스 자체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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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순실이라는 이름,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도 상당기간 뉴스에서 금기어처럼 쓰지 않았다. MBC는 드러내기보다 감추기에 몰두했다”며 “세월호를 구하지 않고 정권을 구한 방송. 정부의 입이 되어 한 방향으로 몰아간 방송. 바로 권력에 충성했기 때문이고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자아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론 MBC 안에서는 부당한 보도를 밀어붙인 세력과 그에 맞선 기자들도 있었지만 냉정히 말해서 시청자들께 그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결과적으로 나쁜 뉴스는 계속 나갔다. 저항이 좌절됐다고 무기력과 자기검열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기자 윤리, 저널리스트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 MBC 기자들을 대표해서 여러분께 사과린다. 죄송하다”며 시청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리얼타임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시청률 5.57%(서울수도권 700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