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준희양 3월 이후 못봤다? - 가족 범죄 가능성 높아져

입력 2017-12-26 17:11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을 찾기 위해 경찰이 공개수사를 편 지 12일이 되었으나, 준희양의 행방에 대한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준희양의 가족을 제외하고 지난 3월 이후 준희양을 목격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가족에 의한 범죄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실종된 고준희양을 찾는 전단지

26일 경찰은 준희양 가족이 딸의 실종 시점이 지난달 18일이라고 했지만 수사 결과 3월30일 이후 준희양을 본 적이 있다는 다른 목격자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몇몇 주민이 준희 양을 7∼8월에 봤다는 이야기를 했으나 의문이 간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병원 진료자료와 어린이집 등원기록”이라며 “준희양이 다니던 완주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이 기간 확실히 준희양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준희양은 3월19일 원인을 알 수 없는 창상(創傷, 칼날 따위에 다친 상처)을 입어 친부 고모(36)씨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이후 어린이집에 계속 다니다가 3월30일 고씨가 “딸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등원을 중단시켰다.

앞서 친부와 친부의 내연녀 이모(35)씨는 지난 8일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 “딸이 11월18일부터 사라졌다”고 뒤늦게 신고했었다.

경찰은 주변 야산과 저수지 수색에 이어 준희양이 실종 직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이씨의 어머니 김모(61)씨의 우아동 빌라를 압수수색 했지만 별다른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고씨와 이씨, 김씨 등 3명은 지난 10∼11월 각각 휴대폰을 새 것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나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들 3명은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재조사와 법최면 검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준희양이 가족에 의한 범죄에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점차 커가고 있다.

전주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이날 “수사 초기에는 준희양이 스스로 집을 나가 실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나 지금은 강력범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가족을 포함해 주변인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