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양, 3월 30일 이후 행적 없어”…계모 아들과 관련있나

입력 2017-12-26 16:18 수정 2017-12-26 16:46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이 지난 3월 원인모를 부상으로 친부 고모(36)씨와 함께 병원에 와 치료를 받았다고 경찰이 밝혔다. 준희양의 행방이 39일째 오리무중인 가운데 경찰은 단순 실종보다 강력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준희양의 마지막 행적은 3월 30일”

26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준희양은 지난 3월 19일 얼굴에 상처를 입어 고씨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는 경찰 조사에서 준희양이 병원에 온 건 맞지만 학대를 받아 상처를 입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울러 준희양이 어린이집에 마지막으로 온 날짜가 3월 30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밝힌 것으로, 준희양의 행적이 최종 확인된 기록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준희양의 실종 시점을 당초 알려진 11월 18일이 아니라 훨씬 이전 시점이라고 의심한다는 의미다.

준희양의 실종 시점은 의혹 투성이다. 당초 준희양을 맡아 기르던 의붓외할머니 김모(61)씨는 지난달 18일 준희양의 계모 격인 이모(35)씨를 데리러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준희양이 사라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 이씨가 고씨와 심하게 다툰 뒤 “도저히 못 살겠다”며 데리러 오라고 해서 나갔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그러나 다섯살짜리 여아가 사라졌는데도 가족들의 이후 행동은 수상쩍다. 이씨는 준희양이 사라진 지 20일 뒤인 지난 8일에서야 실종 신고를 했다. 뒤늦게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부부싸움 후 남편이 홧김에 아이를 데려간 줄 알았다”고 했다.

의심을 사는 대목은 이 뿐만이 아니다. 4월부터 11월까지 준희양을 봤다는 진술은 있지만 실체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경찰은 7~8월에 준희양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진술 거부하는 가족들…공범 의심

지금까지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준희양은 올초부터 지난 3월말까지 고씨와 이씨, 이씨의 아들(6)과 함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아파트에 살았다. 지난 22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던 도중 복도에서 혈흔을 발견했던 그 집이다.

그러다 준희양은 지난 4월 갑자기 이씨의 모친이자 의붓외할머니인 김모(61)씨 집으로 보내졌다. 준희양이 한 살 터울인 이씨 아들과 자주 싸운다는 이유에서였다. 준희양을 처음 맡을 때 전주시 인후동에 살았던 김씨는 이후 8월말 우아동 빌라로 이사를 한다.

문제는 준희양이 이씨 아들과 다투다 김씨 집으로 보내진 4월 무렵부터 흔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8월 김씨가 이사를 할 당시 이삿짐센터 직원은 준희양을 못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약 3개월간 고씨와 이씨 모자와 함께 살던 준희양은 다쳐서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병원에 간 뒤 열흘 가량이 지나 어린이집마저 그만뒀다는 설명이 된다. 준희양은 4월 이후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았으며, 수상한 구석이 많은 가족을 제외하면 주변에 목격되지도 않았다.

경찰은 준희양 가족들의 석연치 않은 점을 의심하고 있지만 추가 진술을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최면 수사를 거부하거나, 경찰이 범죄로 의심받을만한 정황에 대해 추궁하면 진술을 회피하거나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